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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재무제표 분석 및 투자 방법론

기업의 주주환원

by timestore 2024. 3. 18.

투자자에게 기업의 주주환원은 중요한 이슈다. 기업은 매년 결산을 하고 나서 남은 돈을 어떻게 처리할지 결정한다. 미래의 성장을 위해 사내에 유보할 수도 있고, 주주에게 돌려줄 수도 있다. 주주에게 돌려주는 과정을 주주환원이라고 한다.

 

사내 유보

경영진이 당해연도의 이익을 사내에 남겨두는 결정을 할 때는 명분이 있어야 한다. 주주 입장에서 유보된 이익이 미래에 더 큰 이익으로 돌아올 거라는 믿음을 기업이, 경영진이 보여주지 못한다면 납득하기 어렵다. 필립 피셔는 단지 사업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불필요한 유동자산을 기업에 쌓아두는 행위를 "마땅히 주주들에게 돌아가야 할 재산을 돌려주지 않고 자신의 안전판으로 사용하는" 행위라고 했다. 

 

주주환원

국내 주식시장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개인투자자 유입이 증가하며 주주환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다.  주주환원의 가장 대표적인 방식은 배당이며, 최근에는 여러 기업이 자사주 매입, 소각 등의 정책을 적극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의 경우 기업이 여유 자금으로 자기 주식을 주주로부터 사서 없애는 것이다. 만약 기업 가치가 2천억 원이고, 주식이 1만 주 발행되어 있다면 주당 가치는 2천만 원이다. 이 중 2천 주를 매입하여 없앤다면 발행 주식은 8천 주가 되고 주당 가치는 2천5백만 원이 된다. 주주들이 보유한 지분율을 각자 20%씩 증가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여기에서 고려할 부분이 있다. 기업이 자기 주식을 매입하는데 현금을 쓴다는 것이다. 현금 또한 회사의 자산으로 기업 가치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 위에서 2천 주를 주당 2천만 원에 매입했다면, 주식 수는 8천 주, 기업 가치는 1천6백억 원이 되어 주당 가치는 2천만 원으로 동일하다. 그러나 만약 내재가치보다 높은 3천만 원의 주가에 자기 주식을 매입했다면, 주식 수는 8천 주, 기업 가치는 1천4백억 원으로 주당 가치는 1천7백5십만 원으로 감소한다. 오히려 주주가치가 파괴된 것이다. 

 

물론 자사주를 특정 가격에 매입했다는 것은 주가가 내재가치보다 싸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내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 회사 주식이 비싸다고 말하는 경영자는 거의 없다. 자사주 매입을 자주 실행하는 경우 주가 하락을 방어해야만 하는 경영진의 입장이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도 있다. 

 

그리고 자사주를 매입하기만 하고 소각하지 않는 경우도 유의해야 한다. 해당 물량은 언제든지 다시 시장에 매도 물량으로 나와 현금 확보, 임직원 성과보상, 백기사 확보 등으로 활용될 수 있다. 자기 주식은 소각되어야 주당 가치를 올린다. 쌓아두기만 하고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주장하는 회사는 의심스럽게 봐야 한다.

 

주주환원과 기업 가치

주주에게 있어 최고의 투자는 장기간 괜찮은 수익률을 꾸준히 내는 것이라 할 때, 기업 가치는 꾸준히 증가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주주환원은 자칫 기업이 복리로 기업 가치를 늘려나갈 재원을 소모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 물론 기업 가치를 늘릴 방법이 없다면 아무 목적 없이 사내에 유보하는 것보다는 주주 환원이 나을 수 있다. 그러나 가치를 늘릴 방법이 없는 회사에 투자할 필요가 있을까? 

 

투자자가 여유 자금으로 투자하여 배당을 받으면 그 재원으로 다른 곳에 투자할 것이다. 그런데 배당을 받을 때 배당소득세와 거래세 등을 제외하게 된다. 기업으로부터 배당을 받는 것보다 차라리 가치를 늘릴 수 있도록 신사업, 신규 설비 등에 투자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는 것이다. 

 

궁극적인 주주환원은 결국 기업 가치의 성장이다.